로마서 8:31-39는 로마서 1장부터 8장까지 쌓아 올린 복음 논증의 정점이며, 성경에서 가장 장엄한 승리의 선언 가운데 하나입니다. 바울은 다섯 개의 질문을 연달아 던지고, 그 어떤 질문에도 복음을 흔들 대답이 없음을 보인 뒤, “끊을 수 없으리라”(로마서 8:39, 개역한글)는 확신으로 장을 닫습니다. 이 글은 2024년 주일예배에서 손문수 목사가 전한 설교 〈끊을 수 없는 사랑〉의 본문 가운데 로마서 8:31-39를 절별로 강해한 것입니다.

본문 — 로마서 8:31-39 (개역한글)
31 그런즉 이 일에 대하여 우리가 무슨 말 하리요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32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은사로 주지 아니하시겠느뇨
33 누가 능히 하나님의 택하신 자들을 송사하리요 의롭다 하신 이는 하나님이시니
34 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자시니라
35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36 기록된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케 되며 도살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함과 같으니라
37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38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39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로마서 8:31-39, 개역한글)
문맥 — 구원의 사슬 위에 선 확신
로마서 8:31을 여는 “이 일에 대하여”(로마서 8:31, 개역한글)의 이 일은 바로 앞 말씀을 가리킵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로마서 8:28, 개역한글). 이어지는 로마서 8:29-30은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한 줄로 이어 보입니다.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로마서 8:30, 개역한글). 흔히 구원의 황금 사슬이라 불리는 이 연결에서 눈여겨볼 것은, 아직 오지 않은 영화까지 이미 이루어진 일처럼 말한다는 점입니다. 미리 아심에서 영화까지 모든 동사의 주어가 하나님이시고, 그 사슬의 어느 고리에도 사람의 공로가 끼어 있지 않습니다. 로마서 8:31-39의 모든 확신은 이 사슬의 견고함에서 흘러나옵니다.
로마서 8장 전체의 구조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장은 “…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로마서 8:1, 개역한글)로 열리고, 로마서 8:39의 분리 없음의 선언으로 닫힙니다. 정죄 없음에서 시작해 분리 없음으로 끝나는 것 — 그것이 성령 안에 있는 사람의 인생 지도입니다.
바울은 로마서 8:31에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운을 뗀 뒤, 다섯 질문을 차례로 던집니다.
- 대적: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로마서 8:31, 개역한글)
- 공급: “…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은사로 주지 아니하시겠느뇨”(로마서 8:32, 개역한글)
- 송사: “누가 능히 하나님의 택하신 자들을 송사하리요”(로마서 8:33, 개역한글)
- 정죄: “누가 정죄하리요”(로마서 8:34, 개역한글)
- 분리: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로마서 8:35, 개역한글)
질문마다 답은 사람 쪽이 아니라 하나님 쪽에서 나옵니다. 아래 강해는 이 다섯 질문을 따라갑니다.

강해 1 —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로마서 8:31-32)
첫 질문은 대적에 관한 것입니다.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로마서 8:31, 개역한글). 대적이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대적이 아무리 많아도, 우리를 위하시는 하나님보다 클 수 없다는 말입니다.
로마서 8:32는 그 위하심의 증거를 제시합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어주신 이가 …”(로마서 8:32, 개역한글). 이 표현은 모리아 산의 아브라함을 떠올리게 합니다. “… 네가 이같이 행하여 네 아들 네 독자를 아끼지 아니하였은즉”(창세기 22:16, 개역한글).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은 하나님이 준비하신 수양이 대신 번제로 드려져 살았지만(창세기 22:8, 13), 하나님의 아들은 실제로 내어 줌을 당하셨습니다. 바울의 논리는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갑니다 — 가장 큰 것인 아들을 이미 주신 하나님이 그보다 작은 모든 것을 아끼시겠습니까.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논증이 끝나는 자리입니다.

강해 2 — 누가 송사하며 누가 정죄하리요 (로마서 8:33-34)
다음 두 질문은 법정의 언어입니다. “누가 능히 하나님의 택하신 자들을 송사하리요 의롭다 하신 이는 하나님이시니”(로마서 8:33, 개역한글). 이 장면은 이사야의 고백을 반향합니다. “나를 의롭다 하시는 이가 가까이 계시니 나와 다툴 자가 누구뇨 … 주 여호와께서 나를 도우시리니 나를 정죄할 자 누구뇨”(이사야 50:8-9, 개역한글). 최후 법정의 재판장이신 하나님이 이미 의롭다는 판결을 내리셨다면, 그 법정에서 성립할 수 있는 고소는 없습니다.
로마서 8:34는 여기에 네 겹의 근거를 쌓습니다. “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자시니라”(로마서 8:34, 개역한글). 그리스도께서 죽으셨고, 다시 살아나셨고, 하나님 우편에 계시고,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지금도 대제사장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 그가 항상 살아서 저희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히브리서 7:25, 개역한글).
성경은 우리를 고소하는 자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 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 곧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 참소하던 자가 쫓겨 났고”(요한계시록 12:10, 개역한글). 그러나 고소하는 자보다 앞서 변호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 만일 누가 죄를 범하면 아버지 앞에서 우리에게 대언자가 있으니 곧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시라”(요한일서 2:1, 개역한글). 참소가 밤낮 이어져도, 우리에게는 항상 살아 간구하시는 대언자가 계십니다.

강해 3 —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로마서 8:35-37)
다섯 번째 질문이 이 단락의 절정입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로마서 8:35, 개역한글). 바울이 열거한 일곱 가지는 이론의 목록이 아닙니다. 옥에 갇힘과 매 맞음, 강과 바다와 광야의 위험, 주림과 헐벗음 — 바울 자신이 실제로 겪은 일과 겹칩니다(고린도후서 11:23-27).
그리고 바울은 시편 44:22를 인용합니다. “기록된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케 되며 도살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함과 같으니라”(로마서 8:36, 개역한글). 하나님의 백성이 고난받는 일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도 환난을 면제해 주겠다고 하지 않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요한복음 16:33, 개역한글). 약속은 고난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 고난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어 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로마서 8:37의 선언이 그래서 놀랍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로마서 8:37, 개역한글). 넉넉히 이긴다로 번역된 헬라어 휘페르니카오(ὑπερνικάω)는 신약 전체에서 이 절에만 한 번 나오는 단어로, 이기고도 남는다는 뜻입니다. 고난을 피해서가 아니라 고난 한가운데서, 우리 힘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얻는 승리입니다.

강해 4 — 끊을 수 없으리라 (로마서 8:38-39)
바울은 확신의 목록으로 장을 닫습니다. 사망과 생명, 천사들과 권세자들, 현재 일과 장래 일, 능력, 높음과 깊음 — 존재하는 모든 차원을 쓸어 담은 뒤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끊을 수 없다고 봉인합니다. 피조물이라는 단어가 열쇠입니다. 하나님 외의 모든 것은 피조물이고, 어떤 피조물도 창조주의 사랑을 이길 수 없습니다. 예수님도 같은 확신을 주셨습니다. “내가 저희에게 영생을 주노니 영원히 멸망치 아니할 터이요 또 저희를 내 손에서 빼앗을 자가 없느니라”(요한복음 10:28, 개역한글).
주목할 것은 이 사랑의 주소입니다. 바울은 그 사랑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로마서 8:39, 개역한글)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막연한 사랑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확증되고 보증된 사랑입니다. 그 안에 있는 사람에게, 분리는 없습니다.

주제 — 확신은 감정이 아니라 십자가 위에 선다
“내가 확신하노니”(로마서 8:38, 개역한글)는 바울의 기질이 아니라 논증의 결론입니다. 하나님이 아들을 내어 주셨고(로마서 8:32), 하나님이 의롭다 하셨고(로마서 8:33), 그리스도께서 간구하시고(로마서 8:34),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가 이기게 하십니다(로마서 8:37). 확신의 모든 근거가 하나님 쪽에 있습니다. 구원의 확신이 흔들리는 이유는 대개 그 근거를 내 쪽, 곧 내 믿음의 강도나 내 순종의 성적표에서 찾기 때문입니다. 로마서 8장의 확신은 십자가 위에 서 있고, 십자가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적용 — 끊을 수 없는 사랑 안에서 살기
- 나는 지금 어떤 대적 앞에 서 있는가? 그 대적과 우리를 위하시는 하나님을 같은 저울에 올려 보았는가?(로마서 8:31)
- 과거의 죄책이나 실패의 기억이 나를 고소할 때, 부활하셔서 간구하시는 그리스도를 기억하는가?(로마서 8:34)
- 환난·곤고·핍박의 목록 가운데 지금 내 것은 무엇인가? 그 고난이 사랑에서 끊어졌다는 증거가 아니라 사랑 안에서 통과하는 길임을 믿는가?(로마서 8:35)
- 이 확신을 지금 절망 중에 있는 한 사람에게 전한다면, 누구에게 어떤 말로 전하겠는가?
참고 자료
- 개역한글 로마서 8장 — bible.com (KRV)
- 개역한글 창세기 22장 — bible.com (KRV)
- 개역한글 이사야 50장 — bible.com (KRV)
- 개역한글 히브리서 7장 — bible.com (KRV)
- 개역한글 고린도후서 11장 — bible.com (KRV)
- BibleHub Parallel — Romans 8:35 역본 대조
- BibleHub Interlinear — Romans 8:37
- BibleHub Greek 5245 — ὑπερνικάω(hupernikaó) 신약 용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