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명령이라고 하면 우리는 먼저 마태복음 28:18-20을 떠올립니다. 이 말씀이 지상명령의 중심 본문입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을 세상으로 보내시는 말씀은 마가복음·누가복음·요한복음의 부활 후 장면과 사도행전의 서두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네 본문은 마태복음과 나란히 선 별개의 명령이 아닙니다. 마태복음 28:18-20이 밝히는 예수님의 권세, 세 가지 명령(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음,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줌, 분부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함), 그리고 세상 끝날까지 함께하시겠다는 약속을 저마다 다른 각도에서 비추어 주는 상호참조입니다. 이 글은 마태복음 본문을 먼저 살핀 뒤, 나머지 네 본문이 그 명령과 약속의 어느 부분을 밝혀 주는지 차례로 읽습니다.

1. 중심 본문 — 마태복음 28:18-20
18 예수께서 나아와 일러 가라사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20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찌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마태복음 28:18-20, 개역한글)
이 명령이 주어진 자리는 갈릴리의 한 산입니다. 제자들은 “예수의 명하시던 산에 이르러”(마태복음 28:16, 개역한글) 주님을 뵈었고, 마태는 그 자리에서도 “경배하나 오히려 의심하는 자도 있더라”(마태복음 28:17, 개역한글)고 기록합니다. 예수님은 의심이 섞인 그 무리에게 “나아와”(마태복음 28:18, 개역한글) 말씀하셨습니다. 지상명령은 완전한 사람들에게 맡겨진 것이 아니라, 주님께 경배하던 연약한 제자들에게 맡겨졌습니다.

명령의 근거는 권세입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마태복음 28:18, 개역한글)는 다니엘이 미리 본 인자의 권세를 떠올리게 합니다 — “그에게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고 모든 백성과 나라들과 각 방언하는 자로 그를 섬기게 하였으니”(다니엘 7:14, 개역한글). 그래서 다음 절은 “그러므로”로 시작합니다(마태복음 28:19, 개역한글). 모든 족속에게 가는 일은 우리의 열심에서 나온 계획이 아니라, 모든 족속의 주이신 분의 권세에서 나온 명령입니다.
명령의 중심은 제자 삼음입니다. 헬라어 본문에서 마태복음 28:19-20의 명령형 동사는 하나뿐입니다. 개역한글이 “제자를 삼아”(마태복음 28:19, 개역한글)로 옮긴 마테튜사테입니다. ‘가서’, ‘세례를 주고’, ‘가르쳐’는 모두 분사로 그 중심을 둘러쌉니다. 제자를 삼는 일은 세례와 가르침이라는 두 길로 이루어집니다.
- 세례 — 세례는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마태복음 28:19, 개역한글) 줍니다. 헬라어 본문에서 ‘이름’은 단수(오노마)입니다. 세례는 한 분 하나님, 곧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께 속한 사람이 되었음을 공동체 앞에서 드러내는 첫 순종입니다.
- 가르쳐 지키게 함 —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태복음 28:20, 개역한글)는 명령의 목표는 정보 전달이 아니라 순종입니다. 말씀을 아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지키는 데까지 함께 걸어가는 것이 제자 삼음입니다.
그리고 명령은 약속으로 감싸입니다. “볼찌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태복음 28:20, 개역한글). 마태복음은 임마누엘, 곧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마태복음 1:23, 개역한글)로 시작해 이 약속으로 끝납니다. 지상명령은 홀로 떠나는 파송이 아니라 동행 속의 사명입니다. 세례, 가르쳐 지키게 함, 함께하심은 사이트에서 각각 더 깊이 다루었습니다 — 마태복음 28:19 세례의 의미, 마태복음 28:20 가르쳐 지키게 하라, 마태복음 28:20 항상 함께하시는 예수님.
이제 이 중심을 붙들고 나머지 네 본문을 읽어 보겠습니다. 각 본문은 마태복음의 명령과 약속 가운데 어느 한 부분을 더 밝게 비추어 줍니다.
2. 마가복음 16:15-16 — ‘모든 족속’의 넓이와 전할 복음
15 또 가라사대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
16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요 믿지 않는 사람은 정죄를 받으리라
(마가복음 16:15-16, 개역한글)
먼저 본문에 관해 정직하게 짚을 점이 있습니다. 4세기의 시내 사본과 바티칸 사본처럼 가장 오래된 헬라어 사본 가운데 일부에는 마가복음 16:9-20이 없고, 개역한글도 이 단락을 대괄호로 묶어 표시합니다. 그래서 이 본문의 가르침은 다른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같은 내용이 있는지 함께 확인하며 읽는 것이 바른 태도입니다. 사본 문제는 마가복음 16:15-18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그렇게 함께 읽으면 마가복음 16:15-16의 두 가지 강조가 마태복음과 정확히 맞닿습니다. 첫째는 넓이입니다.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마가복음 16:15, 개역한글)는 마태복음의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마태복음 28:19, 개역한글)와 같은 범위를 가리킵니다. 복음이 닿지 않아도 되는 땅과 사람은 없습니다. 둘째는 믿음과 세례의 연결입니다.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요”(마가복음 16:16, 개역한글)는 마태복음이 제자 삼음과 세례를 한데 묶은 것처럼, 복음을 믿는 믿음이 세례로 드러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믿음과 불신 사이에 구원과 정죄가 갈린다는 사실은 이 사명이 왜 미룰 수 없는 일인지 알려 줍니다.
3. 누가복음 24:46-49 — 무엇을 가르치고 전하는가
46 또 이르시되 이같이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고 제 삼일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것과
47 또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
48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
49 볼찌어다 내가 내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을 입히울 때까지 이 성에 유하라 하시니라
(누가복음 24:46-49, 개역한글)
마태복음이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태복음 28:20, 개역한글)고 할 때, 그 가르침의 중심에 무엇이 있어야 할까요? 누가복음이 답을 줍니다. 주님은 먼저 “저희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하시고”(누가복음 24:45, 개역한글),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 그리고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누가복음 24:47, 개역한글)라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를 삼는 가르침은 우리의 생각이 아니라 성경에 기록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서 출발합니다.
이 메시지는 마태복음의 세례 명령과도 이어집니다. 오순절에 베드로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얻으라 그리하면 성령을 선물로 받으리니”(사도행전 2:38, 개역한글). 누가복음 24장이 예고한 회개와 죄 사함의 소식이 실제로 전해졌을 때, 그것은 세례로 이어졌습니다.

누가복음에는 기다리라는 명령도 있습니다. 제자들은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누가복음 24:48, 개역한글)는 말씀을 들었지만, 곧바로 떠나지 말고 “위로부터 능력을 입히울 때까지 이 성에 유하라”는 말씀도 받았습니다(누가복음 24:49, 개역한글). 마태복음이 말하는 ‘가서’는 열심만으로 감당할 수 없고, 약속하신 성령의 능력으로 감당하는 걸음입니다.
4. 요한복음 20:21-23 — ‘가서’의 방식: 보내신 것 같이
21 예수께서 또 가라사대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찌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22 이 말씀을 하시고 저희를 향하사 숨을 내쉬며 가라사대 성령을 받으라
23 너희가 뉘 죄든지 사하면 사하여질 것이요 뉘 죄든지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으리라 하시니라
(요한복음 20:21-23, 개역한글)
마태복음은 ‘가서’라고 하고, 요한복음은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보여 줍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한복음 20:21, 개역한글). 이 말씀은 십자가 전날 밤의 기도와 겹칩니다 —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 같이 나도 저희를 세상에 보내었고”(요한복음 17:18, 개역한글). 아들이 사람들 가운데 오셔서 순종으로 사명을 이루신 그 방식이, 제자들이 보냄받는 방식의 본입니다.

이 파송은 두려움의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제자들은 “유대인들을 두려워하여”(요한복음 20:19, 개역한글) 문들을 닫고 모여 있었고, 예수님은 그 가운데 서서 먼저 평강을 선언하셨습니다(요한복음 20:19). 그리고 숨을 내쉬며 “성령을 받으라” 하셨습니다(요한복음 20:22, 개역한글). 이 장면은 하나님이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창세기 2:7, 개역한글)는 창조의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보냄받는 제자들은 자기 힘이 아니라 성령으로 사는 새 사람들입니다. 요한복음 20:23이 말하는 죄 사함은 누가복음 24:47이 말하는 회개와 죄 사함, 곧 같은 복음의 중심을 가리킵니다.
5. 사도행전 1:8 — 약속하신 능력과 땅 끝까지의 길
8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사도행전 1:8, 개역한글)
사도행전 1:8은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마태복음 28:19, 개역한글)라는 명령이 어떤 길로 이루어지는지 보여 줍니다. 예루살렘에서 온 유대와 사마리아로, 그리고 땅끝까지입니다. 이 말씀을 마치신 주님은 “저희 보는데서 올리워 가시니 구름이 저를 가리워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사도행전 1:9, 개역한글).

눈에 보이지 않게 떠나신 주님이 어떻게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마태복음 28:20, 개역한글) 계실까요? 예수님은 이미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요한복음 14:18, 개역한글). 사도행전 1:8의 성령의 권능은 “내가 내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누가복음 24:49, 개역한글)라는 말씀이 이루어지는 일이며, 마태복음 28:20의 함께하심이 제자들의 사명 속에서 실제가 되는 길입니다.
‘증인’이라는 말에도 무게가 있습니다. 바울은 “주의 증인 스데반의 피를 흘릴 적에”(사도행전 22:20, 개역한글)라고 고백하며, 순교한 스데반을 주의 증인이라 부릅니다.
같은 헬라어 단어(마르튀스)를 KJV는 이 절에서 ‘martyr’로 옮기며, 이 단어는 훗날 ‘순교자’를 뜻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증인은 본 것을 말하는 사람이고, 필요하면 그 말에 삶 전체를 거는 사람입니다.
사도행전은 이 사명이 실제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기록합니다. 오순절 설교 뒤 “그 말을 받는 사람들은 세례를 받으매 이 날에 제자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더라 저희가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며 떡을 떼며 기도하기를 전혀 힘쓰니라”(사도행전 2:41-42, 개역한글). 제자의 수가 더해지고, 세례를 받고,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함께 살아가는 모습 — 마태복음 28:19-20의 세 명령이 그대로 순종된 장면입니다.

다섯 본문을 마태복음 28:18-20에 겹쳐 읽기
네 본문을 마태복음의 명령과 약속 위에 겹쳐 놓으면 지상명령의 전체 윤곽이 또렷해집니다.
- 권세 —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가 그리스도께 있습니다(마태복음 28:18, 다니엘 7:14).
- 가서 — 아버지께서 아들을 보내신 것 같은 보냄이며(요한복음 20:21), 예루살렘에서 땅끝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사도행전 1:8).
-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 온 천하와 만민, 모든 족속이 그 범위입니다(마가복음 16:15, 누가복음 24:47).
-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 복음을 믿는 믿음은 세례로 드러납니다(마가복음 16:16, 사도행전 2:38, 사도행전 2:41).
-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 가르침의 중심은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 회개와 죄 사함이며(누가복음 24:46-47), 배운 제자들은 그 가르침을 붙들고 함께 살아갑니다(사도행전 2:42).
- 세상 끝날까지 항상 함께 — 주님은 성령을 보내시고 위로부터 능력을 입히십니다(누가복음 24:49, 요한복음 20:22, 사도행전 1:8).
이 명령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창세기 12:3)에 뿌리를 두고 모든 나라에서 나아온 큰 무리(요한계시록 7:9)로 완성되는 성경 전체의 흐름은 예수님의 지상명령 — 아브라함 언약에서 요한계시록까지에서 이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적용 — 마태복음 28장의 명령을 이번 주에 순종하기
- 제자 삼음: 사도행전 1:8의 길은 예루살렘, 곧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시작합니다. 이번 달 함께 성경을 읽고 기도할 한 사람의 이름을 적고, 이번 주 안에 먼저 연락해 보십시오.
- 세례: 예수님을 믿지만 아직 세례를 받지 않았다면 교회 공동체와 세례를 상의해 보십시오. 이미 세례를 받았다면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받은 그 세례를 기억하며, 새로 믿게 된 사람이 세례와 교회 공동체로 이어지도록 곁에서 도우십시오.
- 가르쳐 지키게 함: 이번 주에 읽은 말씀에서 지킬 한 가지를 정해 실천하고, 함께 성경을 읽는 사람과 그 결과를 나누십시오. 가르침은 아는 것이 지키는 것으로 이어질 때 완성됩니다.
- 능력을 구함: 누가복음 24:49의 말씀처럼, 무엇을 시작하기 전에 성령의 도우심을 먼저 구하십시오. 사명은 열심이 아니라 약속하신 능력으로 감당하는 일입니다.
함께하심을 의지하는 기도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주님, 의심과 두려움이 섞인 저희에게도 다가와 사명을 맡기시니 감사합니다. 저희가 가는 곳에서 한 사람을 제자로 세우고,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도록 돕고, 주님이 분부하신 것을 함께 배워 지키게 하소서. 저희의 열심이 아니라 위로부터 주시는 성령의 능력으로 걷게 하시고, 세상 끝날까지 항상 함께하시겠다는 약속을 붙들고 오늘 첫걸음을 내딛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참고 자료
- 개역한글 마태복음 28장 — bible.com (KRV)
- 개역한글 마가복음 16장 — bible.com (KRV, 16:9-20 대괄호 표시)
- 개역한글 누가복음 24장 — bible.com (KRV)
- 개역한글 요한복음 20장 — bible.com (KRV)
- 개역한글 사도행전 1장 — bible.com (KRV)
- Text & Canon Institute — A Case for the Longer Ending of Mark (마가복음 16:8에서 끝나는 사본들)
- BibleHub Interlinear — Matthew 28:19 (명령형 μαθητεύσατε, 단수 ὄνομα)
- BibleHub Greek 3144 — μάρτυς (증인, 순교자)